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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엑솔로틀은 어른이 되지 않을까? 네오테니로 본 진화 비밀

윤성91 2025. 7. 10. 23:48

흰색 실험 가운을 입은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도마뱀 모양의 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있다.

혹시 ‘도롱뇽인데 어른이 되지 않고 유충처럼 물속에서 평생 사는’ 생물을 들어보셨나요? 바로 멕시코 고유종인 엑솔로틀입니다. 이 작은 수생 양서류는 유충 상태의 특징을 그대로 지닌 채 번식까지 가능하고, 일반적인 살라만더가 겪는 변태 과정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또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함께 알아보시죠.

네오테니란 무엇인가?

일반적인 도롱뇽의 변태 과정

대부분의 도롱뇽·개구리류는 애벌레(유충) 형태로 태어나서 자라며, 일정 시점이 되면 폐와 다리를 발달시키고 물 밖으로 나와 생활하는 ‘변태(metamorphosis)’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아가미가 사라지고, 지느러미가 퇴화하며, 외부 생활에 적응한 형태로 바뀌죠.

엑솔로틀의 네오테니 특징

그러나 엑솔로틀은 ‘네오테니(neoteny)’ 또는 ‘유아형체 성숙(pedomorphism)’으로 불리는 상태를 보입니다. 즉 유충의 모습(아가미, 지느러미, 수중 생활 특성)을 유지한 채 성적으로 성숙하는 것이죠.

이 현상은 갑상샘호르몬 축적 또는 분비 이상과 관련 있으며, 엑솔로틀은 변태를 일으키는 핵심 호르몬 작용이 억제된 상태로 추정됩니다.

엑솔로틀의 서식지와 환경

자연 상태의 서식지

엑솔로틀은 멕시코시티 인근의 소치밀코 호수 및 운하, 고지대 수역을 원래 서식지로 삼았습니다.

이곳은 비교적 서늘한 물, 풍부한 수생식물과 먹이원이 존재했던 환경입니다.

서식지 위협 요인

하지만 도시화·수질오염·외래어종 유입 등의 문제로 자연 개체군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네오테니 상태로 수중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생존에 유리했을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특징 및 행동

외부 아가미·물속 생활 적응

엑솔로틀은 머리 옆에 ‘깃털 모양’ 외부 아가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아가미로 물속 산소를 직접 흡수하며, 피부호흡과 폐호흡도 병용합니다. 이처럼 물속 생활에 최적화된 구조를 유지한 채 성체가 되기 때문에, 물 밖 생활로 변태하지 않아도 번식이 가능합니다.

뛰어난 재생능력

또한 엑솔로틀은 손·발·꼬리 뿐 아니라 심장·뇌 조직까지 재생할 수 있는 능력으로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어떤 실험에서는 이 생물이 유충 상태로 남은 것이 재생능력과 연결되어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네오테니가 생존에 유리한 이유

많은 독자 분들이 궁금해하실 질문입니다: 왜 ‘어른이 되지 않는’ 전략이 유리할까요? 실제로 이러한 형태는 환경이 고정적이거나 수생 상태에 머무르는 것이 유리할 때 나타납니다.

  • 물속에 머무르는 편이 육상생활로 바뀌는 것보다 안전하거나 먹이 확보가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수면이 일정하고 천적이 많거나 탈출이 어렵다면 수중생활을 유지하는 편이 생존에 유리합니다.
  • 변태 과정은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그 과정에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오테니로 변태를 회피한다면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유충 형태가 이미 물속 적응이 되어 있을 경우, 변태하지 않고도 번식하는 능력 갖춘다면 ‘바로 생식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엑솔로틀에게는 ‘변태해서 육상으로 나가는 것’보다 ‘물속 생활을 오래 유지하며 수중 서식에 최적화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진화적으로 유리한 전략이었을 수 있습니다.

사육 및 관리 팁

엑솔로틀을 반려동물로 고려한다면, 다음 사항을 기억하세요:

  • 수조 크기 및 온도: 비교적 서늘한 물이 적합하며, 일반적으로 14~20℃ 수준이 좋습니다.
  • 수질 관리: 유아형 체형과 민감한 피부를 고려해 염소·암모니아 등이 없는 깨끗한 물을 유지해야 합니다.
  • 먹이: 벌레·작은 갑각류·물고기 등 단백질이 풍부한 먹이를 적절히 제공합니다.
  • 군체 구성: 서로 공격할 수 있으므로 개체 간 간격이나 혼합 사육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네오테니 상태로 평생 수중 생활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태하지 않은 유충 같은 모습이지만 ‘어른’으로 살아가는 방식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존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멸종 위기 상태 및 보호 활동

엑솔로틀은 국제기구에서 매우 위험한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서식지 복원 및 개체 번식 프로그램이 진행 중입니다.

일반인이 참여 가능한 방식

교육·홍보 활동에 참여하거나 수족관 방문 시 적정 사육환경을 지켜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반려동물로 기르는 경우에는 출처가 명확하고 건강한 개체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및 시사점

엑솔로틀은 ‘어른이 되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으면서도, 성체로 번식하고 살아가는 독특한 양서류입니다. 네오테니라는 진화적 전략과 물속 생활에 적응된 생물학적 특징, 뛰어난 재생능력 등이 어우러져 특별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생물학적 상식을 넘어서, 자연이 만들어낸 다양성과 적응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